식품업계, 원료 차별화로 현지 입맛 공략

입력 2010-07-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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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채식주의 초코파이, 美시즈닝 두부, 中닭고기 다시다등 레시피 차별화

최근 국내와 동일한 완제품 수출을 통한 한식의 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반대로 수출국가의 음식문화와 기후등를 고려해 차별화된 레시피로 승부하는 식품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초코파이로 인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오리온은 지난해 8월부터 인도 시장만을 겨냥한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를 선보이고 있다.

인도는 국민의 80%가 육식을 금하는 힌두교를 믿고 있고 전세계 채식주의자의 70%가 살고있는 국가다.

오리온은 이같은 인도인의 문화와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돈피(豚皮)로 만든 젤라틴이 들어가는 마시멜로 대신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를 원료로한 마시멜로를 사용했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법인인 풀무원와일드우드를 통해 미국인들이 평소 즐겨먹는 치즈와 햄버거등의 식습관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두부보다 약 3배 가량 단단한 치즈 느낌의 두부와 콩냄새에 민감한 서양인들을 위해 개발한 훈연·시즈닝 적용 두부, 미국인들이 많이 먹는 햄버거의 고기 패티와 같은 형태를 대두 단백질을 이용해 만들어 시즈닝 한 두부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미국인들이 두부를 자주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인들이 요리에 사용하는 육수의 대부분이 쇠고기가 아닌 닭고기로 만든다는 것에 착안해 국내에는 없는 ‘닭고기 다시다’를 출시하면서 현재 베이징 조미료시장 전체 2위(점유율 25%)를 마크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내 대형할인점에서 판매중인 닭고기 다시다
CJ제일제당 중국 본사 박근태 대표는 “2006년 말 닭고기 다시다 출시 이후 2007년 110억원 대였던 다시다 매출이 2008년 160억원, 2009년 230억원 대까지 늘어나면서 현지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CJ는 또 ‘황금카레’ 등 한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중국 내 신제품을 선보이며 현지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황금카레는 한국인이 분말형 카레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 중국인은 고형 카레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이다.

이밖에도 이 회사는 미국시장을 겨냥해 통통한 쌀을 좋아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인들이 길쭉한 쌀(롱그레인)을 즐겨 먹는다는 점에 착안해 ‘롱그레인 햇반’을 개발해 판매중이며 고추장 특유의 매운 맛은 살리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가미해 서구인들의 입맛에 맞춘 고추장 소스 ‘GOCHUJANG’을 지난 3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중동 아기 5명 중 1명은 ‘매일맘마’ 분유를 먹고 자랄 정도로 중동지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매일유업은 현지인의 입맛보다는 시장의 특성을 살려 원료를 차별화해 판매하고 있다.

중동의 조제분유시장이 국내에 비해 시장규모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형성이 덜 돼 국내 분유에 비해 기능성 성분(고가 원료)들이 첨가되어 있지 않고 분유의 기본적인 성분들로만 이뤄져 있다는 점을 파악, 이러한 스펙에 맞춰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 농심은 스프에 육류를 전혀 넣지 않고 100% 채소와 야채만으로 만든 라면으로 이슬람권·불교권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농심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채식주의 순’은 올해 3월 한국이슬람중앙회로부터 이슬람 율법에서 금하는 돼지고기와 목이 졸리거나 맞아 죽은 짐승의 고기 등을 넣지 않은 채로 제조됐음을 뜻하는 ‘할랄’ 인증을 받았다.

농심은 육류를 먹지 않는 10만여명의 국내 거주 무슬림들과 불교신도들을 겨냥해 다양한 거리 샘플링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제품을 조금 더 알린 후 이슬람·불교권 국가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본 후 해외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며 “‘채식주의 순‘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채식에 관심있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무슬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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