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가 회복하고 있다지만 올해 들어 주요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과열된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제조업마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중국 경제의 실태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중국 제조업 무너지나
② 부동산시장 거품 꺼지나
③ 증시 성적도 글로벌 꼴찌
정부의 경기과열 진정정책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 제조업 성장이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는 지난 7월 제조업 부문 구매관리자(PMI) 지수가 전월의 52.1에서 51.2로 떨어지면서 1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PMI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세를 의미하지만 속도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4%를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둔화를 보인 것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회복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부부문을 살펴보면 생산지수가 지난 7월에 52.7로 전월의 55.8에서 떨어졌고 신규주문지수는 52.1에서 50.9로 하락했다.
수출주문지수는 51.7에서 51.2로 내려가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 고용지수만 50.6에서 52.2로 올랐다.
중국정부는 지난달 31일 중국의 GDP증가율이 지난 2분기 10.3%를 기록해 올 상반기 중국 GDP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의 GDP증가율도 정부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에 따라 지난 1분기에 11.9%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세가 올해 초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자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긴축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경제는 부동산 긴축정책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올 하반기에 안정적 성장을 위해 공공주택 등 공공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왕칭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 둔화세는 정부가 에너지 절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집중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중공업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언급했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에너지 효율화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중공업 등 제조업 위축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브라이언 잭슨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이머징 마켓 투자전문가는 “수출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정부의 정책전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회복세 정체가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부에 투자확대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펼치라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시사했다.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테제네럴은 중국의 PMI 지수가 앞으로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고 골드만삭스도 정부의 긴축정책 영향으로 지난 7월 PMI 지수도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경기부양정책에 따라 신규대출규모 확대로 막대한 자금이 풀리고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제조업 경기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올해 신규대출규모 목표인 7조5000억위안(약 1300조원)을 지킬 것”이라며 “부실대출에 대해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서 촉발된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최대 위탁생산 제조업체 대만 혼하이정밀의 자회사인 팍스콘사 선전공장의 연쇄자살사건과 일본 혼다차 중국 공장의 연이은 파업 등으로 임금상승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중국 제조업 둔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혼다차와 도요타 및 혼하이 등이 근로자들의 요구에 올해 들어 일제히 임금을 인상했고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상하이와 선전 지역의 인건비는 올해 20~25% 올랐다.
이에 글로벌 제조업체는 공장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내륙지역이나 아예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민이다 델 중국법인 사장은 “중국 연안지역 임금이 계속 오른다면 아예 공장을 현지업체에 팔고 팍스콘 중국 공장 등 현지 업체에 100% 위탁생산을 의뢰하는 전략을 진지하게 고려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