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8.8 개각에서도 유임됨에 따라 향후 방송. 통신 정책 방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 위원장을 연임토록 한 것은 연계 사업을 마무리 지으라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MB정부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추진 등 핵심 현안을 추진할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B정부 출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한번도 수장이 교체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방통위 내부와 업계는 다른 부처와 달리 전문화된 분야라는 점에서 사업의 연계성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부처 장관이 돌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반면 최 위원장은 대외적인 석상에서 정책적 언급을 자제한 것도 ‘장수 장관’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같은 맥락으로 볼 때 이번 최 위원장의 연임으로 MB정부의 방송. 통신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핵심 사업인 종편 배분은 최 위원장이 연내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사업의 고삐를 죌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2012년까지 추진되는 디지털TV 전환 역시 시범 사업 확대와 현재 수립된 정책을 그대로 가져갈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최 위원장의 연임에도 불구, 이들 핵심 사업이 정부 방침대로만 추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선임된 양문석 방송통신상임위원이 현 종편 사업 추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결 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부적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통사 이해관계에 부딪쳐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지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양문석 위원은 “IPTV 정책은 이통사 IPTV 콘텐츠 진흥방안 부재, SK텔레콤이 내놓은 통신 및 IPTV의 결합상품 서비스 등도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재 종편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면 제2의 새만금 사태가 터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통신업계는 최 위원장 연임이 장기적으로 정책수립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 자체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마케팅비 가이드라인과 보조금 축소 정책이 강화될 것이며 스마트폰과 IPTV 사업도 업계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최 위원장 연임은 방송통신 분야의 안정적인 정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부 사업의 경우 여론 수렴을 통해 재검토가 필요한 만큼 향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