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병한 문화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19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게임의 역기능은 게임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며 “필요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으며 업계도 이미 수용을 한 상태”라며 규제 의지를 명확히 했다.
유 실장은 게임 ‘과몰입 예방’을 위해 게임 업계 스스로 자구적인 노력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있다며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과몰입 대책의 진도가 너무 느렸다. 문화부에서 과몰입 대책을 발표했는데 업계의 부담이 되더라도 이러한 조치를 감수해야 한다”며 “업계에서 자구적인 노력을 등한시 했던 만큼 엔씨소프트나 넥슨과 같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로도 시스템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게임 아이템과 경험치를 얻는 속도를 늦추는 등 사용자의 장시간 게임 이용을 방지하는 효과를 지닌 프로그램이다. 문화부는 현재 4개 게임에 적용된 피로도 시스템을 연내 15개 게임에 추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오는 9월부터 일부 게임에 대해 ‘심야시간 셧다운’으로 불리는 청소년 심야시간 접속 제한 조치도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셧다운제’를 포함한 과몰입 예방 대책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문화부 법률안과 상충돼 중복 규제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까지도 두 부처는 쉽사리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현재 문화부의 게임법에 규율하느냐,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에 규율하느냐로 충돌을 빚고 있지만 규제의 방식이나 법안의 의지에는 의견 충돌이 없다”며 “게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높여 건전한 게임 이용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부분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임 업체들이 이윤을 창출했기 때문에 부작용 해소 노력을 자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해야 한다”며 “필요한 규제를 위해 문화부에서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 공론화시키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업계도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자정 이후 심야시간대에 청소년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을 하는 등 부작용이 더욱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