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채권이 강세를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채권시장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미국발 채권시장 위기론 확산
② 日 경제는 지고...국채는 뜨고
③ 유럽 국채 더 오른다...저금리 지속
④ 美 채권시장 '더블딥은 없다'
⑤ 美 지방채도 강세...금리 11개월 최저
장기적인 고용침체와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채권시장이 정작 더블딥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2.11%포인트로 내년에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15.5%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통 경기침체가 일어나기 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난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2월의 2.91%포인트 이후 계속 축소되고 있지만 1990년 이후 평균치에 비하면 여전히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BMO캐피털마켓의 앤드류 부쉬 투자전략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일련의 보고서들은 매우 과장돼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서도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에 달하고 내년은 2.8%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미 경제 둔화 조짐이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고 투자자들이 더블딥 발생 가능성을 25~30%로 잡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더블딥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및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미 국채 평균수익률은 8.05%에 달해 지난해의 3.7% 손실과 대조를 보였다.
뉴욕증시 S&P500 지수는 올해 3.9% 하락했다.
요동치는 채권시장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공화당은 최근 채권수요가 늘고 수익률은 하락하며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보너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실업률이 9.5%를 기록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경기부양책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비판했고 짐 버닝 공화당 상원의원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재임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지만 10년물 국채와 3개월물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미 경제는 내년에 1.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FAF어드바이저의 완충쿵 펀드매니저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져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을 나타냈지만 경기위축의 신호인 평탄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전미경제조사국(NBER)에 따르면 지난 1850년 이후 33번의 경기후퇴가 있었고 그 중 3번만이 경기후퇴 후 다시 1년안에 침체를 보였다.
경제가 위축되기 전인 지난 2006년 12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0.19%포인트로 역전됐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더블딥 가능성을 그만큼 낮게 보고 있다는 평가다.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의 경기위축 예측이 실패한 것은 지난 1966년말과 1998년말 2번에 불과하다.
일부 경제지표도 더블딥 우려를 희석시키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 늘어나 전문가 예상치의 2배를 웃돌았다.
지난달 미국 민간부문 고용도 3만1000명 늘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2분기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에 비해 22% 증가해 지난 1997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의 더그 오베르헬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투자자들 사이에 어둡고 비관적인 분위기가 퍼져있다”면서 “실제 우리 사업은 나쁘지 않고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적다”고 지적했다.
S&P500에 있는 기업들 중 75% 이상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기업들의 올해 평균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36% 올라 지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딧스위스의 칼 랜츠 금리부문 투자전략가는 “느리지만 지속적인 경기회복세는 미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를 희석시킬 것”이라며 “느린 경기회복속도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경제는 정상속도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