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업계에 상생의 바람이 거세다. 그 동안 말로만 이뤄지던 상생노력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협력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 C&C는 중소 협력업체들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상생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LG CNS는 이달 초 협력회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털사이트 '파트너플러스(Partner Plus)'를 오픈했다.
삼성SDS 역시 지난 6월, SW개발 업체 티맥스코어를 인수함으로써 자체적인 사업 강화와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상생’을 적극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IT서비스업체들의 실적은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인해 기업의 IT투자가 위축됐던 지난해에 비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협력업체들의 불만은 지속됐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대형 IT서비스업체 간에 치열한 가격경쟁의 영향으로 저가 수주한 대형업체들이 하청업체에게 고통을 부담지우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대형 IT서비스들이 작은 이익 창출에 집착했던 지금까지의 상생노력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협력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IT서비스 빅3, 동반성장 활동 강화=SK C&C는 지난 20일 ‘비즈 파트너사와 함께 하는 상생협력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3일과 10일에도 상생협력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신배 사장은 이날 파트너사와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한 후 파트너사의 사업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적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이날 참석한 협력업체 사장 20여 명은 대부분 신입사원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SK C&C는 상생 인턴십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나름의 해법들을 잇달아 제시했다.
이 밖에 SK C&C는 하도급 대금의 100% 현금결제는 물론 비즈 파트너사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위한 '긴급 자금 지원'과 'SK 상생펀드' 등 다양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늘날의 경쟁은 개별 기업 간의 경쟁에서 비즈 파트너사들과 함께하는 기업군(群)간의 경쟁으로 변화했다"라며 "업계가 살아야 회사가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CNS도 이달 초 유지보수, 아웃소싱, 대금지급결제 등 각종 업무를 중복 없이 하나의 사이트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파트너플러스(Partner Plus)'를 오픈하는 등 동반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업계 최초로 노동부의 '중견인력 활용제도'를 도입, 운영 중에 있다. LG CNS가 고급 전문인력 수급이 필요한 협력회사에 고급 인력을 제공하고 이들에 대한 임금의 40%를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더욱이 이들은 프로젝트 매니저, 영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고급 인력으로 LG CNS를 퇴직한 후 해당 협력회사에 신규로 입사하게 된다. 때문에 체계적인 IT전문 교육과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협력회사에 전수해 협력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효과도 낳고 있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일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로부터 '가장 거래하기 좋은 투명한 회사'로 평가 받는 것은 필수 조건”이라며 “LG CNS는 협력회사와의 다양하고 현실적인 상생경영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SW개발 업체 티맥스코어를 인수함으로써 어느 정도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상생의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티맥스코어의 인력은 200여명 수준. 한때 400명에 육박했지만 경영난으로 인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삼성SDS의 사업강화 니즈와 소프트웨어 회사와의 상생협력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삼성SDS의 파트너사 임직원들은 삼성SDS 본사를 방문할 때면 항상 2층에 위치한 파트너협력센터를 찾는다. 지난 2006년 처음 문을 연 파트너협력센터에서는 파트너사 임직원에게 사무기기, PC, 회의실 등의 업무편의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SDS의 상생경영은 선심쓰기식 중소기업 지원차원이 아닌 서로의 강점을 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중소 파트너사의 신입사원 교육부터 협력기구를 통한 긴밀한 공조까지 경제위기를 극복해 같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