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 이어 SK네트웍스, SK가스 등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그룹에서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각 계열사마다 독립적으로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수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인적 구조조정 등에 대비한 선행적 조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계열사인 SK가스는 최근 신규사업추진 강화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할조직으로 사업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중국 환경사업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현지 법인인 SKG차이나를 설립했으며 가스 트레이딩 사업을 담당하는 트레이딩사업본부도 법인화해 싱가포르에 SKGI를 설립했다.
아울러 인사발령을 통해 팀장급 10명을 신사업을 구상하는 프로젝트팀으로 발령했다. 이번 인사조치된 팀장들은 SK가스 전체 팀장의 4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LPG(액화석유가스) 사업 외에 다른 신사업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사발령 역시 조직을 유연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SK가스의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환경사업분야 등 신규 사업진출을 검토해 왔던 인력을 복귀시킨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모색해 왔던 사업을 접고 다른 방향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선행적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텔레콤도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임원조직 단계를 현행 최대 6단계에서 4단계 이내로 축소했다. 또 미래를 대비하고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경영실을 CEO 직할조직으로 신설했다.
SK네트웍스도 글로벌 레저·관광사업에 본격 나서기로 하고 부동산 통합법인 'SK핀크스(SK Pinx)'를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그동안 SK네트웍스 프레스티지사업부문에서 해왔던 부동산과 관련한 업무를 모두 이관했다.
이에 따라 SK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별로 조직개편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에너지가 윤활유 사업부문을 분사한데 이어 계열사간 사업통합이 이뤄지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 SK그룹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내수사업에 한계를 느낀 SK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실제로 SK가스의 팀장급 인사 조치가 사실상 대기발령이나 다름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일부 계열사에선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운영을 효율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TF팀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TF팀은 연공서열이 아닌 업무 성과 위주의 승진, 퇴직자들의 경력관리 또는 전직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등 인력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한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조직개편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