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카는 지역별·특성별로 이름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컨버터블’로 불리고, 유럽에선 ‘카브리오’라는 명칭이 주로 사용된다.
작은 차체에 성능 좋은 엔진을 얹고 경쾌한 달리기가 특징인 차는 '로드스터'라고 불린다. 고성능 수퍼카는 '스파이더'로 수식한다.
톱은 전동식으로 작동되며 버튼 하나로 15초 내외면 지붕을 시원스럽게 제칠 수 있다. 내년에 GM대우가 선보일 고성능 '콜벳'은 하드톱을 열 때 작은(?) 지붕을 손으로 직접 떼어내 트렁크에 고정시키기도 한다.
오픈카는 한여름 뙤약볕보다 가을 심지어 겨울에 타야 제 맛이 난다. 히터를 빵빵하게 틀고 양쪽 창문을 끝까지 밀어 올리면 온몸은 후끈하고 머릿칼만 찬바람에 찰랑거리며 상쾌하게 달릴 수 있다.
1년 365일 가운데 폭염과 폭설, 장마 기간을 제외하면 정작 톱을 열고 달릴 수 있는 날은 3개월 안팎이다. 이런 면에서 진짜 오픈카의 참맛을 느끼기에 10월은 최적의 기간인 셈이다.
국내차와 맞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입 오픈카들이 총집합했다. 가격도 국산 준대형차 또는 대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눈 한번 질끈 감으면 나도 오픈카 오너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 시대다.
직렬 4기통 2.0 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11마력을 낸다. 폭스바겐 골프의 고성능 버전인 GTI와 같은 엔진이다. 저속 토크가 뛰어나고 터보랙이 적어 경쾌하게 내달린다. 중속에 올라서면 토크 곡선이 완만하게 이어져 굳이 고회전을 왕왕거릴 이유도 없다. 점잖은 모습에 자칫 우습게봤다간 간단하게 추월당할 수 있다. 가격은 6920만원.
국내에는 328i와 335i 컨버터블이 있고, 두 모델 모두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을 얹었다. 335i는 여기에 터보를 더해 최고출력이 306마력에 이른다.
하드톱 컨버터블은 만일의 전복사고를 대비해 차체 강성이 베이스가 된 세단이나 해치백보다 탄탄하다. 섀시강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있는 BMW이니만큼 컨버터블임에도 도어의 묵직함과 서스펜션의 단단함이 인상적이다. 컨버터블 가운데 흔히 드러나는 섀시 뒤틀어짐은 상상할 수도 없다. 328i 컨버터블은 7600만원, 335i 컨버터블은 9140만원이다.
대부분 하드톱 컨버터블은 커다란 지붕을 잘게 쪼개 트렁크에 전동식으로 격납한다. 이 때문에 트렁크가 뒤쪽으로 길게 빠져 전체적인 디자인 균형미가 깨지기 일쑤다. 이를 막기 위해 하드톱을 잘게 쪼개다보면 섀시 강성이 약해지고 잡음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G37쿠페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꽁무니를 길게 빼지 않아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 가격은 7290만원.
하드톱 컨버터블을 구성하면서 멋들어진 뒤쪽 디자인 균형미가 깨졌지만 되려 이 모습이 더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동급 하드톱 컨버터블 가운데 운전이 가장 편하고 안락하다. 지붕이 열려도 렉서스는 렉서스다. 가격은 6450만원. 세단보다 1350만원 비싸다.
V6 3.5리터 엔진은 2004년 데뷔당시 CLS를 포함해 E-클래스 라인업을 포진하며 고성능을 자랑했으나 이제 경쟁력이 줄고 있는 편. BMW는 터보, 아우디는 수퍼차저를 이용해 SLK보다 배기량이 적은 V6 3.0리터 급에서도 최고출력 300마력을 훌쩍훌쩍 넘기는 시대다.
그럼에도 벤츠는 여전히 자연흡기 엔진의 부드럽고 꾸준한 추진력을 매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SLK 역시 풀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날래고 멋지다. 가격은 8590만원이다.
308CC의 CC는 쿠페+컨버터블을 의미한다. 어디에 세워도 존재감과 개성이 뚜렷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5590만원이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비슷한 가격이다. 눈 한번 질끈 감으면 낭만적인 프랑스산 컨버터블의 오너가 될 수 있다.
이제 구형이 돼버린 2.0 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을 낸다. 물론 성능을 두고 저울질할 이유가 없는 차다. 데뷔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앙증맞고 귀여운 디자인이 최대 메리트. 매니아층도 두터운 편이다. 가격은 395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