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2007년 서울 인근에 아파트를 구매한 한 투자자를 예로 들고 뮤추얼펀드를 통해 수익을 냈지만 결국 아파트값이 22% 급락하면서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3년전 3억2000만원에 구입한 112평방미터의 아파트 가격이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서 대출비용 8000만원을 갚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 투자자는 "부동산 가격은 최소한 수년간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부채를 갚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는 거품 잡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콩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 15% 올랐다. 싱가포르는 6월말 기준 전년 대비 38%나 폭등한 상태다. 중국 부동산가격은 8월 전년 대비 9.3% 올랐다.
문제는 한국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소비심리가 14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가격은 2.7% 하락해 6년만에 첫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는 16% 증가했으며 아파트 매매는 4년 평균에 비해 59%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부동산시장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블룸버그가 1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이 맞는다면 한국의 기준금리는 2.5%로 상승하게 된다.
무디스는 지난달 "금리가 인상될 경우 높은 부채와 가계의 불안은 주택가격의 하락압력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금융권에도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34% 감소했다. 건설 부문의 부실대출과 관련된 준비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디스는 건설업계의 부실대출이 한국 은행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계의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은행권의 가계 연체율은 전년 동기의 0.48%에서 0.78%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