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과열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진정되지 않자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했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이 너무 빠른데다 과열된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것이 금리인상의 배경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9.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2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의 3.5%보다 더 오를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열기가 식지 않는 부동산시장이다.
올해 초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중국 정부는 지난 4월에 대대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고 있다.
중국의 지난 9월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6% 늘어나 지난 4월 이후 첫 증가세를 보였고 부동산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9.1% 올라 정부를 실망시켰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부동산 억제책이 별 소용없자 9월 3차 주택구매자에 대한 대출 중단과 주택 구매 계약금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2차 대책을 내놨다.
공급확대를 통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매입한 토지를 1년 이상 미개발 상태로 놓아둔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해 제재를 가했고 공공주택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중국이 현재 부동산세와 다른 특별 부동산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예측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업계를 압박하기 위한 정부의 직격탄 중 하나라고 신문은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은 단기적으로 매우 많은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4분기에 공공주택 확대 등 공급 증가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공포감에 대거 투매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강 사우스웨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 금리인상 정도는 그렇게 크지 않아 부동산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세 등 추가 긴축정책을 발표하고 통화정책을 더욱 바싹 죌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금리인상이 부동산 수요자들에 장벽으로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부동산 개발업체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업체는 이미 은행권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금리인상으로 자금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