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리포트] 환율전쟁 포성 그치면 시장도 멈춘다

입력 2010-10-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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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오는 주말 서울에서 G20 재무장관 회담이 열린다. 화두는 지난 6월 캐나다 G20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은행세 도입, 경상흑자국의 환율 유연성 강화 등이다. 특히 환율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환율 전쟁이 격화될수록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G20에서 환율 전쟁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주식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독일을 중심으로한 유럽이 현재 환율전쟁의 긴장을 늦추는 복병이 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래 각국 통화정책의 초점은 인플레이션이 아닌 환율에 맞춰져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도 통화 절상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있어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미국은 양적완화 2단계를 준비 중이다. 일본은 2006년 2월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한 이후 4년 반 여만에 5조엔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0~0.1%로 내리고 국채와 회사채 등을 매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환율 전쟁이 주식시장에 중요한 이유는 환율보다도 돈이 풀리는 절대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달러를 약세로 가져가기 위해 달러를 찍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지금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을 끌어올렸고 10월 초 일본이 양적완화 조치를 동원해 엔화 절하를 유도할 때에도 미국이 치킨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기대로 코스피는 지수 1900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시사점이 있는데, 환율 전쟁이 격화될수록 각 국은 경쟁적으로 유동성을 늘릴 수밖에 없고 환율 전쟁은 기축 통화를 찍어내는 미국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고 돈을 찍어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다는 것이다.

한쪽에서 유동성을 늘리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리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 환율전쟁의 양상은 상황이 나빠질수록 주식시장은 좋아지는 사악한 게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환율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럽이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추가 양적완화 규모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에 큰 기대를 걸던 주식시장에는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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