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10년 성장은 기술과 시스템으로 가능하지만, 100년 성장은 사람을 통해 가능 합니다.”
최근 ‘사람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TV전파를 타고 있는 두산그룹 광고의 첫 문구다. 사람의 성장이 사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철학으로 인재확보와 육성을 하겠다는 기업철학이 담겨있다.
지난 9월 초부터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시작한 두산그룹의 광고는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 대학생과 두산 직원들로 광고의 진정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 두산은 올해 창업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자동차 사장은 일본 프레스 클럽에서 가진 강연에서 “도요타의 구세주는 내가 아니라 지금부터 100년 간 자동차를 만들어갈 젊은이들이기 때문에 도요타의 미래를 좌우할 인재육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어려울수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여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경영자의 의지가 담겨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우리나라의 IT인재양성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단기간의 성과에 흔들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양성사업을 바라보고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다면 21세기 인재상은 무엇일까? 인재의 의미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해 왔다. 사전적 의미의 인재는 ‘학식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 혹은 ‘재주가 놀라운 사람’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오늘날에는 경제적 가치인 부의 창출을 중심으로 인재의 의미와 특징을 정의하는 경향이 있다.
21세기의 인재는 미래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상황에 따라 다변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이른바 ‘다양성과 컨버전스’의 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창의력과 도전정신’에 대한 요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우리에게 필요한 IT인재의 모습으로 △현장 적합도가 높은 실무인력 △신시장을 주도 할 수 있는 융ㆍ복합 능력 △프로젝트 리더가 될 고급·전문인력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현재 대학에서 배출하고 있는 인력은 지식과 역량이 부족해 기업의 입장에서 재교육 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 IT기업의 시각이다. 결국 기업으로 부터는 “공급은 과잉이지만 쓸 만한 인재는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우리나라 IT노동시장을 놓고 “아키텍트 수준의 고급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공급 과잉의 IT노동시장에 기업이 쓸 만한 인재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의 인력양성이 기업요구 수용이 실제 어려운 대학의 학부과정을 중심으로 이뤄진데다 능력이 부족한 대학 학부생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실무능력이 부족한데다 능력 부족한 대학이 선정돼 총체적 사업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신입사원 재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은 1인당 평균 2406만원으로 7.4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취업 후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게 된다.
IT분야는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끊임없이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산업 트렌드를 읽고 한 발 앞서 대응할 수 있는 고급인재가 부족해 사업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2009~2013년 석박사는 1221명이 부족하지만 학사는 1만8457명이 공급과잉 상태다.
최근 지식경제부의 2009년말 기준 ‘산업기술인력 수급동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업기술인력의 산업별 부족인원은 3만3473명으로, 전자산업(4923명)과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4152명), 기계(3754명), 화학(2997명) 순이다. 직종별로는 공학전문가 및 기술직(1만6517명), 정보통신 전문가 및 기술직(8031명)의 부족인원이 가장 많게 나타났다.
산업기술인력의 부족을 밝힌 업체의 인력이 충원되지 못한 이유로 ‘적정한 기술인력이 없어서’란 응답이 47%로 가장 높았으며, 구체적으로는 직무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향후 산업간 융·복합, 서비스간 융합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가장 큰 동력인 전문인력 부재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IT와 타 산업에 두루 전문역량을 가진 ‘멀티플레이어’를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에 걸친 통합교과의 개발이나 융복합 프로젝트 경험 제공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환경 개선이나 정부의 지원이 선택과 집중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젊은 재원들이 기술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 할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는 말이다. 전방위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우리의 우수한 재원들이 미치도록 IT기술에 몰두하도록 해줘야 한다. <자문=한국인터넷진흥원 민경식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