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주범 AIG 회생하나

입력 2010-12-28 09:33 수정 2010-12-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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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억달러 신규 여신한도 확보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대형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신용불량 신세에서 벗어나게 됐다.

AIG가 36개 상업은행에서 총 43억달러 규모의 신규 여신한도를 확보함에 따라 뉴욕연방은행에 의존하는 신세를 면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AIG는 본사에서 1년, 3년 만기로 30억달러를, 자회사 차티스가 1년 만기로 13억달러의 대출 한도를 각각 부여받았다.

로버트 벤모쉬 AIG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여신한도를 확보한 것에 대해 “사업 재편을 통해 상당한 추진력을 얻고 AIG가 시장에서 또 다시 신임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AIG가 자력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AIG에 신규 여신한도를 제공키로 한 36개 은행 중에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등 대형은행들이 포함됐다.

AIG는 신규 여신한도 확보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9.29%의 폭등세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AIG가 신규로 신용여신한도를 확보한 것에 대해 경영 정상화의 청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촉발 직후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AIG는 미 정부로부터 총 1823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는 단일 금융업체로는 사상 최대 규모.

AIG는 이 중 500억달러는 자산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이미 상환했고, 이달 초 2년 만에 처음으로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해 20억달러를 조달했다.

AIG는 부여받은 여신한도를 통한 차입금으로 2008년 9월 뉴욕연방은행으로부터 받은 206억달러의 차입금 중 일부를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내년에 92%에 달하는 AIG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재무부는 내년에 두 차례에 걸쳐 AIG의 지분 매각에 돌입할 예정이며 나머지 지분은 2012년까지 모두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1분기말까지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정부의 지분율은 92.1%가 된다. 업계에서는 보통주 전환은 이달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 정부가 AIG 주식을 주당 30달러대에서 매각할 경우, AIG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짭짤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촉발 직후 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들의 회생 노력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45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고 사실상 정부 산하에 편입된 씨티그룹은 이미 자유의 몸이 됐다.

미 재무부는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씨티그룹에 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하면서 취득한 보통주를 순차적으로 매각, 지난 6일 보통주 잔여분 24억주를 105억달러에 처분함으로써 씨티그룹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미 재무부가 지금까지 씨티그룹으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총 570억달러로, 구제금융 원금보다 120억달러가 늘어났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250억달러의 구제금융 전액을 상환했으며, 뱅크오아메리카(BoA)와 크라이슬러 역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450억달러와 15억달러를 지난해 각각 상환했다.

49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231억달러를 조달, 이 중 135억달러를 상환해 정부의 지분율을 33%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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