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매년 1월에 전년도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작업을 통하여 흔히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세금환급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올해도 변함없이 연말정산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후 받는 세금환급액을 늘리기 위해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중의 하나로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금융상품에 “개인연금”이 있다. 1994년도에 개인연금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연간 72만원까지 소득공제되고, 연금수령시 비과세되는 구조로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소득공제한도는 연간 300만원으로 늘어났으나 연금수령시 연금소득세를 내게 되어 있다.
유리지갑으로 지칭되는 직장인의 급여는 그 내역이 투명하게 들어나다 보니 세금납부에 있어서 한치의 오차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급여에 대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나가는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다 보니 웬만하면 개인연금에 가입하게 된다.
개인연금의 원래 목적이 은퇴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 가입한 경우가 많아 연간 적립액을 300만원(월25만원)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2005년 12월에 3층보장구조의 중간허리를 담당하는 퇴직연금이 도입되었고, 확정기여형(DC)에 가입한 사람에 한해서 회사가 아닌 가입자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는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 주기로 했다.
문제는 연간 300만원이라는 한도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에 납입한 금액을 합한 금액이라는 점이다.
이미 오래 전에 개인연금을 통하여 연간 300만원 소득공제받을 수 있도록 한도를 채운 근로자의 경우에는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에 추가로 돈을 납입해 보았자 더 이상의 소득공제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퇴직연금을 통한 소득공제는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사회의 고령화에 대한 우려를 국민연금과 개인연금만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절박감 속에서 퇴직연금이 도입되었으므로 퇴직연금을 통한 은퇴생활자금 마련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가입자의 퇴직연금 추가납입금에 대한 소득공제를 개인연금과는 별도로 주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11년에는 기왕의 소득공제 한도 300만원이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한 단계 진일보한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개인연금에 가입한 사람의 경우에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연금에 추가로 불입하여 한도 400만원을 채울 가능성이 높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에 별도로 100만원을 납입하기는 인간의 심리행태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빠른 시일 내에 개인연금의 소득공제 한도와는 별도로 퇴직연금 소득공제 한도를 허용해 주는 것이 퇴직연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여 나날이 늘어갈 수밖에 없는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