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에는 영업점 팀 전체가 타 증권사로 이동하는 일명‘팀플(팀플레이)’이직이 한창이다.
‘팀플 이직’이 많은 것은 증시활황으로 증권사 지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와 직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것도 ‘팀플 이직’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지점이 늘어나면 영업부 직원들을 스카우트해야 하는데 증권사 입장에서는 직원을 새로 뽑는 것보다 팀 전체를 셋팅하는 게 효율적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플러스 알파를 제시하는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 특히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월급도 더 주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일석이조의 이득을 얻는 셈이다.
‘팀플 이직’이 활성화되자 통째로 팀을 빼았기는 증권사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직하면서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관리했던 고객들 계좌도 함께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직 제의를 받은 직원들은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새로 옮기는 증권사에 주식계좌를 옮겨 달라고 읍소를 한다. 관리하던 주식계좌를 갖고 오는 게 스카우트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 지점에 기존 인력들이 실적도 함께 가져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은 계약서상에서 찾아볼 수 없다.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에 대비해 모든 게 구두계약으로 이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이런 사례가 많아 한 증권사에서 신규지점을 오픈한다는 소식이 돌면 그 주변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영업팀 붙잡기 작전에 들어간다”면서 “이렇게 영업부 직원들이 고객까지 빼내 단체로 지점을 옮겨다니는 것도 큰 문제지만, 애초에 증권사에서 영업부 직원들의 대우를 잘 해줬더라면 적어도 애사심에 고민하는 모습 정도는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증권 영업부 한 관계자는 “사실 계약직에 성과급 위주로 월급을 받는 우리로서는 이같은 조건을 사양할 이유가 없다”면서 “실적 좋은 영업부를 위주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기 떄문에 우리팀은 내심 부러워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로 최근 A증권 성남지점 영업팀 10명 중 8명이 B증권 성남지점으로 옮겨갔다"면서 "도심지 뿐 아니라 오히려 강원도나 충청도 등 지방에서 고객 경쟁때문에 이런 팀플 이동이 잦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