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로 아랍권의 민주화에 대한 서구권의 긍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서구 국가 대표들이 아랍권의 민주화가 서방 진영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아랍권의 민주화가 급진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의 집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이 컸기 때문.
실제 지난 1979년 왕정을 무너뜨렸던 이란의 민주화 혁명은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실시한 팔레스타인 총선에서도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압도적으로 승리해 이스라엘과 중동권의 대립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튀니지의 ‘재스민혁명’과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는 이전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에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세력이 이슬람주의자가 아니라 실업과 부패에 지친 시민들이기 때문에 아랍권의 민주화가 반드시 이슬람주의자의 집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민주주의는 아랍권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프랭크 와이즈너 미국 이집트 특사는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랍권 전역에 걸친 미국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미국은 이집트에서 민주화가 질서 있게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집트의 현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존 치프먼 소장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이후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