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엘리 기자의 게임비밀노트]한게임 '테라' 흥행의 숨은 뜻

입력 2011-0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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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와 유저 한 단계 진일보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NHN 한게임의 ‘테라’를 빼고 이야기를 하기 힘들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하다.

올해 1월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스타크래프트2, 서든어택 등 기존 흥행작들을 모두 물리치고 단숨에 인기 온라인게임 순위 2위 자리를 꿰차더니 106주 연속 1위를 기록 중인 아이온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무섭게 뒤쫓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월정액 형태로 상용화하고 나면 유저들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테라는 상용화 이후에도 평균 동시접속자수 16만명 정도를 유지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테라의 흥행이 던져주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MMORPG 장르의 변형이다. 그동안 MMORPG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대변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게임과 전형적인 한국형 MMORPG로 불리는 리니지류의 전투 사냥 중심 게임으로 나뉘었다면 테라는 리니지나 아이온과 같은 방식을 취하면서 ‘논타겟팅’ 시스템으로 차별화했다.

기존 MMORPG가 특정 몬스터를 지정해 공격하는 방식이라면 테라는 눈앞에 있는 적들을 무작위로 공격할 수 있다. 방향과 거리를 맞춰서 공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계속 움직이며 적과 전투를 펼쳐야 한다. 바꿔 말하면 이젠 다른 일을 하면서 한 손으로만 설렁설렁 게임을 할 수 없게 됐다.

아직도 외국에서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단순한 동작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노가다 게임’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있지만 테라는 이같은 평가에서 조금 자유로워 진 것이다.

둘째는 유저의 진화다. 기존의 ‘타겟팅’ 시스템에 익숙한 유저들은 처음 테라를 접해보면 어렵다기 보단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상 자체가 없어 항상 마우스를 돌려야 하고 눈은 모니터에 고정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용화 이후 90일 정액제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켜봐야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반응으로 봤을 때 분명 많은 유저들이 지루할 새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논타겟팅에 익숙하지 않았던 유저들도 게임을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게임에 맞춰 유저들 또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는 하드코어 유저를 대상으로 한 과몰입 방지 대책으로 늘 거론되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불이익을 주는 ‘피로도 시스템’인데, 테라는 장시간 즐길 경우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중독 문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테라가 일부의 우려를 딛고 계속해서 유저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남은 리니지나 아이온과 같은 좋은 예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아이온은 성공가도에 오르면 안정을 택하기보다 변화를 꾀했다. 업데이트를 통해 뜯어 고치고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른 게임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꾸준히 도입했다.

테라의 돌풍이 단순히 국내 게임과의 경쟁을 뛰어넘어 MMORPG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향후 나올 게임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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