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씨, 김정기 前 총영사에 직접 기밀 빼내

입력 2011-03-09 21:43 수정 2011-03-10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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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주재 외교관들과 ‘불륜 파문’을 일으킨 중국 여성 덩○○(33)씨가 정부·여당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를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에게서 직접 빼낸 정황을 보여주는 단서가 드러났다.

9일,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로부터 입수한 사진의 파일정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덩씨는 작년 6월1일 오후 6시55~56분 상하이 힐튼호텔에서 김 전 총영사와 나란히 사진을 찍었고 이어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19~21분 같은 카메라로 김 전 총영사가 소지한 MB선대위 비상연락망 등 정부 여권 실세 연락처들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J씨가 덩씨의 USB 메모리에서 찾아내 제공한 이들 사진은 모두 같은 날 소니 DSC-TX1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정보를 담고 있으며 똑같은 폴더에 들어 있었다.

‘한나라당 연락처 - 사진’이란 이름이 붙은 이 폴더에는 김 전 총영사가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덩씨의 어깨를 감싼 모습의 사진 파일 2개와 ‘MB 선대위 비상연락망’,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등 정부·여당 인사들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가 빼곡히 적힌 연락처 사진 파일 8개 등 10개의 파일이 들어있다.

사진파일에 기록된 촬영정보에 따르면 김 전 총영사과 덩씨의 사진 2장은 2010년 6월1일 오후 6시55분과 6시56분에 각각 촬영됐고, 나머지 연락처 사진 8장은 같은 날 오후 9시19부터 9시21분 사이에 촬영됐다.

사진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인 소니 DSC-TX1 기종이다.

김 전 총영사는 인터뷰에서 덩씨와의 사진 2장에 대해 “작년 6월1일 이탈리아 국경절 행사 참석차 상하이 힐튼호텔에 들렀다가 우연히 만나 홀에서 인사하면서 찍은 것”이라며 촬영일자를 확인했다.

하지만 유출된 연락처들은 원본이 자신의 것이기는 하지만 “누군가 고의로 유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J씨가 공개한 사진 파일의 촬영정보는 연락처가 덩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상하이 관저에서 유출했다는 김 전 총영사의 주장과 달리 덩씨가 김 전 총영사에게서 직접 빼낸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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