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반군 진압에 미온적 반응을 보였던 국제사회가 적극적 군사개입에 나서면서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연합군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군 라팔 전투기의 리비아군 공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국제사회가 전격적 군사행동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적 절박함이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한 이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17일(현지시간) 대외적으로는 정전 협상을 할 뜻을 비쳤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반군 거점인 벵가지에 대한 진격을 멈추지 않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반군 최후거점인 벵가지가 리비아 정부군의 손에 들어갈 경우 애써 결의한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의미가 없게 된다.
리비아 정부군이 반군을 제압하면 피의 숙청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국제사회는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 민간인의 대량 학살을 방치하고 중동 민주화를 꺾이게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합군의 군사행동이 시작된 19일에 “리비아 민간인을 보호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리비아에서 미군의 제한적 군사행동을 시작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관련 주요국 회의가 끝난 후 “카다피를 그대로 내버려 둘 경우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극악무도한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는 미국보다 리비아에 걸려 있는 정치적, 경제적 국익을 감안해 공격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비아 석유생산의 85%가 유럽으로 수출되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메이저 석유업체들은 리비아에 주요 석유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아 내전이 정부군의 승리로 끝날 경우 막대한 수의 난민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것도 큰 부담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역대 최저 지지율인 30%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프랑스 국민들에게 국제사회에서의 지도력을 과시해 인기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정치적 목적도 크다는 평가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전격적 군사행동이 리비아 내전의 조기 해결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다피 정권을 확실하게 몰아내기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필수적이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
한편 미국은 이번 군사작전을 ‘오디세이의 새벽’으로 명명했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에서 처음에 참전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다 결국 참전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는 군사행동에 미온적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돌아선 미국과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에 돌아가기까지 10년이 걸렸던 오디세이처럼 미국도 리비아 내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