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거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발전 사고로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이 그 동안 얼마나 일본 열도에 의존해 왔는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일본의 대지진이 전세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여파가 기업의 판매활동에 타격을 준 후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글싣는 순서>
①반도체업계, 원자재난ㆍ고객 수요 부족에 허덕
②전기ㆍ전자업계, 최악은 피했지만 제한송전이 걸림돌
③자동차업계, 일본 메이커는 수세ㆍ라이벌은 공세
④철강업계, 가격ㆍ공급 변동성 영향없다
⑤기계업계, 침체된 일본 경기에 전화위복
⑥식품업계, 잇단 日제품 수입금지로 골머리
⑦소매업계, 日소비 침체로 울상
전자기기 업계는 일본 대지진에 의한 생산 목표치를 아직 하향하진 않았다. 하지만 생산 중단 상황에 몰리지 않는 기업들도 지진 재해의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예를 들어 게임기 업체인 닌텐도는 3차원(3D) 휴대형 게임기 ‘닌텐도3D’를 27일 미국에서 출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닌텐도는 대지진 피해는 비켜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붙여 향후 제품 출하를 포함한 업무에 심각한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WSJ은 아이패드2 등 그 외 인기 제품이 일본산 부품에 의존도가 높은만큼 공급 부족에 빠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아이패드2에는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칩과 AKM반도체의 전자컴퍼스 등 일본산 부품 5종이 들어간다.
애플은 일본의 대지진과 관련한 영향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애플의 온라인스토어에는 아이패드2의 납기가 4~5주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배터리나 반도체, 가정용 오디오 제품을 만드는 일본 25개 공장 중 9개가 지진 피해를 입어 한때 조업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3곳은 조업을 재개했지만 나머지 6개 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4월1일부터 조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소니는 TV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 해외 공급은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력난에 따른 제한송전으로 앞날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