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예멘과 시리아 등 중동 각국에서 8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부터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매주 금요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이를 경찰이 유혈진압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요일은 이슬람교가 지정하는 휴일로 이날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무슬림의 의무이기 때문에 예배참여차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정부가 막을 수 없다.
이에 예배가 끝난 후 사람들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가고 이를 경찰이 강경진압한다.
시리아에서는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났다.
시리아 인권단체 대표인 암마르 쿠라비는 “남부 다라지역에서 17명, 하라스타에서 3명, 홈스에서 2명 등 모두 22명의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발포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수천 명이 모스크를 떠나 법원으로 행진하는데 사복 차림의 경찰들이 최루가스를 쏘며 강제해산에 나서 많은 시민이 다쳤다”고 전했다.
국영 언론매체들은 시위대 내 무장대원 공격으로 오히려 경찰관 19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지난 1970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 사망하자 아들인 아사드 대통령이 권력을 넘겨 받아 40년 넘게 세습독재를 이어 오고 있다.
시리아는 지난 1963년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아직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예멘 남부 타이즈 지역에서도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 도중 경찰의 발포로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와 살레를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가 동시에 열려 긴장을 고조시켰다.
한편 걸프협력회의(GCC)는 예멘에 살레 대통령 퇴진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살레는 이를 거부하는 발언을 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사나 대통령궁 인근에서 군중연설을 통해 “우리의 권력은 위대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카타르나 다른 국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GCC의 중재안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말했다.
GCC 중재안은 오는 2013년 임기가 만료되는 살레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는 대신 살레와 가족에 대해 사법처리를 면제해 주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