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 이후 여당의 역학구도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이 특임장관은 지난 13일 ‘북한산 회동’에 일주일만인 20일 또다시 여의도에서 친이계 의원들과 만찬을 갖기로 한 것.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 장관의 연이은 친이계의 회동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을 향한 세결집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북한산 회동’에 참석했던 권택기 의원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이 섭섭하다고 해서 이 장관과 자리를 다시 만들게 된 것”이라며 “4.27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위해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일각의 추측을 차단했다.
그러나 그간 분산됐던 친이계의 재결집을 통해 이 장관의 움직임에 힘을 싣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친이계 의원들이 주류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재보선 이후 곧바로 차기 총선 공천과 대선 경선에 영향을 미칠 원내대표 경선에 이 장관과 가까운 안경률 의원이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장관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과의 움직임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한 언론이 ‘이상득-박근혜’ 회동을 보도하면서다. 양측모두 ‘오보’라며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와 이 의원과의 회동사실에 방점을 찍고 있다.
양측 만남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간 정치권에선 ‘이상득-박근혜’ 연대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양측의 연대 고리들도 일부 수면위로 드러난 바도 있다. 동남권신공항 사태 이후 이례적으로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특사를 수용한 것도, 조만간 양측간 회동이 예정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해석이다. 만일 ‘이상득-박근혜’ 양측이 ‘연합전선’을 형성할 경우, ‘친이-친박’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