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거대 인구를 등에 업고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의 이륜차 시장을 독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싱크탱크인 미즈호종합연구소(MRI)는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인도네시아의 이륜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비결을 최근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지난 2009년 현재 2억3000만명. 이들의 주요 교통수단은 이륜차다.
인도네시아 이륜차 시장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로, 4위인 베트남의 2배 규모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이륜차 판매대수는 737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판매도 전년 대비 20%나 증가했다.
열악한 도로 사정이 인도네시아의 이륜차 시장의 성장 배경이다.
자카르타를 비롯해 수도권에는 지하철 같은 대규모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데다 차량 증가 속도에 비해 도로 사정이 열악해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
지방에서 역시 도로 포장이 부실하거나 도로 폭도 좁아 서민들은 이륜차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MRI는 설명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자동차를 사기에 인도네시아 서민들의 소득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배기량 100~125cc짜리 이륜차 가격은 1000만~1500만루피아(약 125만~187만원)로 이는 동급 배기량 자동차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다.
MRI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의 주요 구매층은 연소득 5000달러가 넘는 소득층에 한정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연소득이 5000달러에 못 미치는 소득층의 비율은 60% 정도를 차지한다.
일본 이륜차 업체들은 일찌감치 현지 시장을 파고 들었다.
지난해 일본 메이커들의 현지 이륜차 판매 대수는 8000만대를 넘어섰으며, 수 년 안에 900만대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MRI는 전망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혼다·야마하·스즈키·가와사키 등 일본 메이커들이 99%를 차지해 라이벌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혼다와 야마하는 강력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구입시 대출 서비스와 넉넉한 부품 제공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며 다른 메이커들을 압도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일본 메이커에 대한 신뢰감이 쌓인 것도 경쟁업체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이유다.
MRI는 저소득층이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이륜차는 여전히 고가의 내구재라고 지적하고, 소비자들은 구입 가격과 함께 중고로 내놨을 때 제 값을 받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의 이륜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라면 이 같은 현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MRI는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