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퍼블리셔 업체들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챙길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이미 검증받은 외산 게임들의 국내 서비스 판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CJ E&M 게임즈다. CJ E&M 게임즈는 유명 PC 게임 얼로즈 시리즈 ‘레이지 오브 메이지’에 바탕을 둔 ‘얼로즈 온라인’과 55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돼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4개월 연속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리프트’를 확보했다.
특히 5년간의 개발기간과 55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 리프트의 경우 해외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앞지른 게임이로 이슈가 됐으며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이 다 한 번씩 접촉했을 정도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결국 CJ E&M 게임즈가 서비스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2010에서 개발사인 트라이온 월드 관계자가 한국을 직접 방문했고 그 때 남궁 훈 대표가 직접 나서서 게임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 대형 게임 개발사이자 운영사인 샨다게임스가 개발한 MMORPG ‘성진변’의 국내 서비스 판권 계약을 체결 했다. 성진변은 알란 탄 샨다게임스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로서 직접 참여해 게임 개발을 지휘할 만큼 샨다게임스의 역량이 집중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성진변 판권 확보를 통해 보다 내실있는 포트폴리오 구축 및 MMORPG 시장 영향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워크래프트3’를 제작한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 시장에 진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물밑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앞서 국내 출시된 해외 대작 MMORPG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흥행에 성공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게임이 없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이 국내 개발작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게임회사로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캐주얼게임은 라이프사이클이 짧기 때문이다. 5년 정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안정성을 갖춘 게임이 사실상 많지 않으므로 이미 검증된 해외 게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들만 보면 해외 게임의 성공확률이 낮아보이지만 국내 개발작 역시 최근 2~3년 동안 대박이 난 경우를 손에 꼽을 정도다.
초반 브랜드가 잘 알려진 게임을 확보하면 이슈 메이킹을 통해 사용자 저변을 확보할 수 있고 이미 콘텐츠가 갖춰져 수입돼 서비스를 빨리 시작할 수 있으니 테스트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되므로 게임사들로서는 굳이 국내 개발작들을 선택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과거엔 물밑 경쟁으로 인해 계약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몇 백억에 게임을 들여오기도 하지만 최근엔 비싼 계약금 보다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게임이 성공할 경우 러닝개런티를 주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고 있는 추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게임을 들여오는 비용으로 충분히 국내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있지만 결국 출발선상이 동일하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해외 게임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다만 게임 유저들은 점점 선진화되고 한 번 떠나면 쉽게 돌아오지 않으므로 단순히 가져와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세심하게 살펴서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