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블랙홀' 중국이 에너지기업 인수합병(M&A)에서 신중한 행보로 변화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캐나다 에너지기업 엔카나 지분 50%를 54억달러(약 5조8000억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엔카나와 공동으로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기 위해 세우려던 합작사 계획도 무산됐다.
페트로차이나는 이번 인수와 합작사 설립을 통해 셰일암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하기를 기대했다.
중국도 막대한 양의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기술력 부족으로 제대로 개발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카나는 이날 발표에서 “페트로차이나와 1년에 걸친 논의를 진행했으나 자산평가와 합작사에서 각자의 책임범위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마오저펑 페트로차이나 대변인은 엔카나측이 밝힌 이유에 동의하며 “이번 실패가 미 대륙 관련 우리의 국제전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 동안 세계 각지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원 확보에 나섰지만 최근 M&A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좀 더 신중하며 선택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중국 민메탈은 지난 4월 호주 광산업체 에퀴녹스 인수전에서 76억9000만달러를 제시한 캐나다의 배릭골드에 패배했다.
중국 석유업체들은 최근 브라질과 가나의 유전 입찰경쟁에서도 밀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셰일가스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저돌적이고 공격적으로 M&A에 임했기 때문에 페트로차이나의 엔카나 인수 무산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지난해 11월 미국 체사피크 에너지의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11억달러를 투자하고 올 들어서도 5억7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셰일가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고든 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회사로부터 새 제안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미의 셰일가스전 수요는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