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더블딥(이중침체)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택과 소비시장 회복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의 3.1%에서 1.8%로 급락했다.
미국 경제가 일시적 성장 둔화 상태인 ‘소프트패치’를 넘어 더블딥에 빠질 경우 글로벌 경제회복은 기약할 수조차 없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의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진정한 경기회복세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주택시장과 소비심리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날리지앳와튼은 주택가격 하락 속에서는 경제 전망이 밝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은 지난해 말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을 나타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미국 주요 2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전에 비해 30% 낮은 수준이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회복세와 경기확장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회복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부채 문제와 경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게 할 필요가 있다고 날리지앳와튼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상당 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경기회복을 이끌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지만 현재 이를 일깨워줄 소식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몇달간 고용시장 악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소비심리는 더욱 악화됐다.
미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0.8로 전월의 66.0(수정치)에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6.5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미국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고용시장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물가 상승을 우려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용시장은 암울하기만 하다.
미국에서 지난달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5만4000개에 그쳐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일자리 증가 규모는 지난 3개월간 월평균 22만개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상당 수의 소비자들이 현재 경제가 4~5년 전에 비해 후퇴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날리지앳와튼은 분석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반등과 소비자 지출이 경기회복의 관건이지만 미국 수출을 이끄는 이머징마켓의 견고한 성장도 수반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날리지앳와튼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