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의 기업을 대상으로 상품시장의 급등락을 헤지하는 금융상품 매입을 지원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투자은행 JP모건과 손잡고 4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헤지할 수 있도록 신용을 지원한다.
신흥국의 농업업체나 식품제조업체를 주로 지원하며 세계은행과 JP모건이 각각 2억달러 가량의 신용리스크를 떠맡는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세밀한 금융관리로 농산물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빈곤층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졸릭 총재는 이어 "비정상적인 식품가격 변동성이 개발도상국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실질적인 해를 끼치고 있다"며 "식품가격은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우 농산물 가격변동을 헤지하는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이미 보편화했다.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헤징상품을 취급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세계은행의 이번 조치는 그러나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선진국은 최근 상품시장에서 불거진 변동성이 투기세력에 의한 것이라며 상품거래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오는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농업장관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G20 농업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전 세계 농산물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멕시코, 이집트, 가나 등 일부 개발도상국은 정부 차원에서 식품가격 급등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이미 취하고 있어 세계은행의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