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부품 표준을 제시할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도요타가 자동차용 반도체 부품을 2013년부터 다른 회사와 공용화하기로 하고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과 논의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완성차 및 부품업계는 지난달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역내 부품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움직임은 그 첫 걸음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서플라이체인(부품 공급망) 두절로 타격이 컸던 도요타는 천재지변에 의한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의도에서 부품 공용화에 앞장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업체간 성능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에어백과 파워 윈도 등의 제어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를 공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차체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 30% 가량이 대상이다.
엔진 관련이나 브레이크, 핸들 등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는 제조업체나 차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공용화하지 않을 계획이다.
엔진용 부품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용 등 주행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부품도 공용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도요타의 사사키 신이치 부사장은 “2013년경에는 공용 부품이 나올 것”이라며 차체에 사용하는 고무나 플라스틱 같은 일부 소재도 향후 공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완성차·부품 업계는 부품 공용화로 천재지변 시 리스크 분산과 함께 설계 및 개발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재지변으로 특정 부품업체의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쉽게 대체재를 구할 수 있다.
도요타와 함께 닛산과 혼다도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혀 일본 완성차 및 부품 업계 전체가 부품 공용화에 참여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부품 공용화 대상도 범용성이 높은 단순부품에서부터 핵심부품으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일본 업체들이 표준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일본 표준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돼 기술 종속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