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무선 인터넷망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전국단위로 무선 인터넷망이 10시간 넘게 장애를 겪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전국 단위의 통신 장애가 발생한 건 전례가 없다. 문제는 아직도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장애 사태는 LG유플러스가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에 사운을 걸면서 상대적으로 망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오전 8시 데이터 트래픽이 평소보다 5배 이상 급증하면서 망 폭증 현상이 발생, 전국적으로 데이터 접속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LG유플러스가 처리한 데이터 트래픽은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이로 인해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무선인터넷을 비롯해 이메일, 영상통화, 장문메시지(MMS) 등 데이터 통신을 오전 내내 전혀 이용할 수 없었다. 오후 들어서도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불편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당초 LG유플러스 입장 표명과 달리 데이터 접속뿐 아니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송수신도 장애를 일으키는 등 통신 장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왜 그렇게 트래픽이 급증했는지 아직까지 명확하게 원인 규명이 된게 없다. 그나마 트래픽 과부하 역시 LG유플러스의 추측이다. 복구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KT나 SK텔레콤에 비해 데이터 트래픽 대처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무선 인터넷망의 경우 LG유플러스는 기존 2G기반을 그대로 쓰면서 여기에 영상통화나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해서 3G망으로 활용한 CDMA-EVDO 망을 사용했다. 데이터 통신에 보다 최적화된 경쟁사의 WCDMA(일명 3G)망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처리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비교적 LTE와의 연계투자가 쉬운 WCDMA 망이 아닌 CDMA 기반 3G망이기 때문에 4G LTE 전국망을 내년 7월까지 하려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현재 망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셈이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지금의 노후화된 LG유플러스 CDMA-EVDO 망으로는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LG유플러스가 LTE에 모든걸 쏟아붓고 있는 형국이라 앞으로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불과 3개월 새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는대로 고객들에 대한 보상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가입자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보상문제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