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의 향후 위상은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다”
최수진 의약연구소장은 대웅제약이 글로벌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까닭을 이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최 소장은 “내수시장이라는 우물 안 순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며 “R&D와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으로 역량을 극대화해 국내 No.1 회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차세대 진통제·표적항암제 임상 진행 중=대웅제약은 올해 경영방침을 ‘글로벌 R&D 성과 창출을 통한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고려하고 있다.
합성신약 부문에서는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DWP05195’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캡사이신 수용체 길항제로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 2상 진입은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으로 이 수용체는 인체에서 통증을 인식하고 전달하는 ‘통증의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을 통해 캡사이신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면 정상적인 감각은 유지하면서도 잘못된 통증신호만 차단되는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 시장은 전문치료제가 없어 시장 선점을 위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규모도 현재 26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76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차세대 진통제 DWP05195는 최근 주목받는 기전인 캡사이신 수용체 활성화 억제를 활용하고 있어 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신약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예정대로 2013년 이후 출시될 경우 기존 치료제를 급속히 대체하는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신약 부문에서는 올해 임상 2상에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아데노 표적 항암제 ‘DWP418’가 주목된다.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한 표적유전자 치료제로,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제작된 아데노 바이러스를 사용하므로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한 치료제는 기존에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증식이 불가능한 바이러스로 치료효과가 미비해 실용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대웅제약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종양세포 특이적 증식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새로운 치료제인 DWP418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R&D 도 ‘틈새시장’서 승부=최수진 연구소장은 “더 이상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 제약기업들이 혼자 연구개발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웅제약은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정공법’이외에도 차별화된 전략도 과감히 택했다. 우선 바이오업체와의 활발한 전략적 제휴가 그것이다. 이는 외부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웅만의 독창적인 C&D(Connect & Development) 활성화 전략에 기반한다. 대웅은 내부 R&D 역량을 기반으로 하여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의 하나인 C&D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의약품 전문기업 바이넥스와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업체 네오믹스 및 국립암센터, 연세대 등과 항암제 신약, 신약개발업체 메디프론과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개념의 바이오 융합의료기기도 개발 중이다. 골형성 촉진 단백질인 BMP-2와 인공뼈를 접목한 노보시스는 현재 치과, 정형외과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세계에서는 두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되는 것. 치과용으로는 내년, 정형외과용으로는 2013년 출시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미국 골이식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존 제품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부작용 발생이 높은 단점이 있다”며 “반면 노보시스는 바이오 기술을 바탕으로 효과가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