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체결을 전후로 각 명품업체들이 제품가격을 고무줄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한층 올려놨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과 샤넬, 구찌, 프라다, 에르메스 등 5개 브랜드는 롯데ㆍ현대ㆍ신세계ㆍ갤러리아 등 국내 4대 백화점에서 한EU FTA가 발효된 7월1일부터 한달간 784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17% 늘어났다.
국내에서 명품 3대 브랜드로 꼽히는 루이뷔통과 샤넬, 에르메스의 매출은 561억원으로 13.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루이뷔통은 297억원에서 327억원으로 10.1% 성장했고 샤넬은 147억원에서 176억원으로 19.7%, 에르메스는 50억원에서 58억원으로 16.0% 각각 늘어났다. 프라다와 구찌도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66.7%, 9.0% 나 증가했다.
이들 브랜드는 한EU FTA 발효를 전후 해 고가 수입차 등 대표적인 유럽산 제품들이 잇따라 가격을 내린 상황에서도 오히려 가격을 올리거나 상당한 기간이 흐르고 나서 소폭 인하 방침을 밝혀 비난을 받았었다.
루이뷔통은 가격을 상반기에 두 차례나 인상한 후 FTA가 발효되자 소폭 인하시켰고, 샤넬도 상반기 25%나 가격을 올려놓고 8월 들어서야 5% 정도 내렸다. 프라다는 FTA 발효 이후 오히려 456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으며 구찌는 선적지가 EU 외 지역인 스위스라서 FTA에 따른 관세 혜택이 없다며 기존 가격을 고수했다.
업계관계자는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입 명품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소비자들이 고가 사치품에 대한 동경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가격 인하 기대감 때문에 7월 매출은 실제 수요보다 억제된 것으로 보여 이후에는 더 큰 폭으로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