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대학교수, 여론조사전문가, 정치 컨설턴트 등 정치 전문가 20명과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 40명 등 총 60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체적으로 정치 전문가들 중에선 응답자의 65%인 13명이 투표율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투표율이 33,3%를 넘길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들은 35%(7명)에 불과했다. 정당과 국회를 출입하는 주요언론의 정치부 기자들 중에선 무려 87.5%(35명)가 투표율이 개함 요건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 12.5%(5명)만이 33.3%를 넘길 것이라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투표율을 사례로 들면서 “한나라당 지지층의 평균 투표참여율은 24%였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 투표한 한나라당 성향 24.8%와 맞아 떨어진다”면서 “오 시장이 주민투표 요건을 충족하려면 중도 및 야권 성향의 지지층을 흡수하거나 한나라당 지지층의 범위를 넓혀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우파 투사를 자처하고 있어 야당 지지층을 넘보기 어려울뿐더러 갑자기 한나라당 지지층이 늘어날 이유도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지방선거나 재보선의 경우 투표율 30%란 힘든 수치다. 여야가 이슈로 맞붙고 당력을 집중해도 그렇다”면서 “그런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나쁜 투표’라며 보이콧(투표거부운동)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동원력만으로는 개함 요건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또 “전면적, 단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차이를 유권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큰 관심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오 시장이 기대하는 투표 참여층은 결국 보수나 기득권층인데, 과연 이들이 자신의 사익을 버리는 투표를 행사할 지는 의문”이라면서 “개함 요건을 넘는다면 보수 기득권층의 도덕성이 살아 있다고 봐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없다”고 전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역시 여야 총력전이 아닌 여권 일방향의 투표 독려를 부정적 전망의 이유로 든 뒤 “투표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오 시장 또는 한나라당 지지층임을 대변하는 것이라 사실상 공개투표에 가깝다”며 “이는 투표율 상승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면서 보수층의 결집과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유의미한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 보수 지식인으로 꼽히는 최한수 건국대 교수도 “투표율이란 서로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 때 상승으로 연결된다”면서 “한나라당 단독으로는 한계가 극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 시장에 대한 낮은 시정 지지도, MB 정권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무상급식 찬반 투표가 아닌 심판과 평가로 성격이 비화됐다”면서 “대다수 시민들은 투표를 외면하는 전략적 성향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오 시장의 승부수로 가능성은 열렸다”면서 “최소 3~5%의 투표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1020(오전 10시 이전 투표율 20% 달성) 전략의 성공 여부가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투표율이 생중계된다는 점에서 오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보수층의 사표방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표율이 개함 요건을 충족할 경우 결과는 서울시 안 선택으로 귀결될 것”이라면서 “무상급식 아닌 어떤 사안에서도 유권자들은 ‘전면적’보다는 ‘단계적’을 선택한다. 이는 레토릭의 문제”라고 말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도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면서 지지층의 결집 효과가 있다”면서 “그간 시민들은 투표 자체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분명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 성균관대 교수 또한 “오 시장이 시장직을 내건 것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