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목장의 결투’ 이번엔 부산이다

입력 2011-09-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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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PB센터 잇따라 개설

초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13만명에 달하는 지방 갑부를 잡기 위해 은행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부산이 서울 강남에 이어 은행들의 초고액자산가(VVIP) 유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러시아인과 일본인이 많이 사는 부산 중구 롯데타운 지역에 PB센터를 개설했다. 또 고급 주거지로 부상한 해운대 마린시티 지역에 PB센터를 열기로 하고 개설 준비중이다.

이는 해운대구 센텀지구와 마린지구를 중심으로 고급주택가가 형성되며 부산의 자산가들이 이 지역으로 볼리고 있어 기존 은행 지점 안에 있는 PB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해운대구 일대의 새로운 자산가 계층 대부분이 부산·경남 일대의 기업 오너나 CEO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대에 금융자산만 30억원 이상되는 자산가들이 수백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도 올해 상반기에만 부산에 지점 2곳을 열어 지점 수를 4개로 늘렸다. 산은의 전국 지점은 총 59개로 이 중 22개가 서울에 있다.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 도시로는 부산에 가장 많은 지점이 있는 것이다.

부산에 신설된 2개 지점 중 해운대지점은 사실상 PB센터의 기능을 한다. 또 산은은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연계해 다음 달 안에 부산 경제권인 대우증권 거제지점에 ‘증권 내 은행점포(BIB)’도 만들 계획이다.

서면과 해운대에 ‘골드&와이즈’라는 PB센터를 두고 있는 국민은행은 흡사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갤러리 뱅크’를 구현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 센터 내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전시하면서 고객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사적인 모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룸까지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최근에는 세무사를 상주시키면서 고객들의 세무 상담을 하는 PB의 인력 보강을 통해 PB센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당장 PB센터를 늘리기 보다는 다양한 투자전략상품 출시, 투자보고서 등 시장분석기능 강화, 직원 대상 전문교육 강화 등을 대응방안으로 잡았다. 이에 맞춰 최근 부산 금사동지점에 전담 PB를 배치시키는 등 각 지점별로 VIP룸 설치에 한창이다.

서면에 PB센터를 운영중인 농협도 조만간 해운대에 추가로 PB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산 지역 VVIP 마케팅이 격화된 이유는 부산 경제의 활황 때문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를 잇는 거가대교의 개통 및 부울고속도로 확충으로 교통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부산에는 해외 관광객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모 시중은행 부산 지점의 경우 수신규모의 70~80%가 PB고객들의 돈일 정도로 PB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은행에서 이들을 외면하고 수익창출을 꿈꾸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해운대구에 위치한 영상단지를 중심으로 영상관련 사업이나 IT업체들이 입주하며 자산가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PB센터가 몰리는 이유다. 부산 기업 가운데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부를 이룬 사례가 많아졌고, IT나 영화산업 같은 신산업 종사자도 들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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