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영업전쟁이 시작됐다.
KB·우리·신한금융지주가 저축은행을 인수한데다 하나금융도 제일2·에이스저축은행 패키지 인수전에 참여함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들의 불꽃뛰는 저축은행 영업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영업정지된 4곳(토마토·제일·프라임+파랑새·에이스) 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한 결과 토마토저축은행에 신한지주가, 제일저축은행에 KB금융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프라임+파랑생저축은행은 BS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이번 매각에 관심을 보였으나 고배를 마신 하나금융은 제일2+에이스저축은행 패키지인수전에 다시 참여할 계획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제일2+에이스저축은행 패키지에 성공한다면 지난 3월 삼화저축은행을 인수 우리금융을 비롯해 4개 지주사가 모두 저축은행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러시’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새로운 수익원과 고객 창출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은행권이 포화시장에 접어든 만큼 기존에 접하지 않았던 업권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는 물론 영업망을 확장시킨다는 것.
실제 이번에 신한지주와 KB금융이 인수하게 된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2금융권 내에서 우량한 편에 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마토 저축은행은 경기와 인천에 거점을 두며 7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자산은 1조5727억원이다. 제일저축은행은 총 6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1조3873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1금융권 거래가 어려웠던 고객을 유치하면서 정부정책에 호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민금융 역할에 대한 이미지도 얻겠다는 전략도 내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주가 운영하던 기존의 저축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이 금융그룹사에 속했다는 것만으로 2금융권 고객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방법이 자산부채 이전방식(P&A) 만큼 당장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은 내년까지 자산클린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9월 기준 24%정도 되는데 현재 그 비율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이 그룹사 계열로 편입되면서 계열사들과의 시너지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준비 기간도 상당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전체 비중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다”며 “다만 현재 우리은행-우리금융저축은행 연계사업 규모가 한달에 25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시너지 효과는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