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물 시장은 2015년 1600조원이라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며 더욱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 수처리 기업 인수로 사업 진출= 국내 주요기업들은 수처리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처리 산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지난 8월 수처리장을 보유한 국내 공공부문 수처리 전문 업체 대우엔텍을 인수했다. 이영하 LG전자 사장은 “올해 350억원 가량인 매출이 내년에는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LG그룹이 오는 2015년까지 그린 신수종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LG는 향후 브릭스(BRICs·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신흥 수처리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수처리 인프라가 부족한 중남미·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GS건설은 스페인 수처리 업체 이니마와 손을 잡았다. 이니마는 RO(역삼투압방식) 담수플랜트 세계 10위권에 드는 업체로, 담수시설·슬러지(침전물) 건조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
GS건설은 특히 RO 담수시장 성장률이 2016년까지 연평균 17%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니마가 가진 RO 담수분야 실적을 바탕으로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도 최근 수처리 엔지니어링 기업 KC삼양정수를 인수하며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KC삼양정수는 국내외 산업용 취수·순수·폐수 설비 분야 기술을 보유한 중견 수처리 전문 기업으로, 웅진코웨이는 KC삼양정수의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은 지난 2009년부터 수처리 사업을 시작해, 해외 시장 진출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인수업체의 해외 네트워크·기술력이 성장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담수 플랜트부터 하수처리까지= 수처리 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담수플랜트 건설과 하수처리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1970년대부터 해수담수화 시장에 진입, 신기술개발과 납기단축, 품질 향상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중동지역 담수플랜트 공사를 석권하면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제일모직 등 계열사 세 곳이 수처리 사업을 펼칠 정도로 적극적이다.
삼성물산은 호주 담수 플랜트에 이어 최근 멕시코 하수처리 사업에 나섰다. 현재는 사업 추진단계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호주 빅토리아주가 발주한 해수 담수화 플랜트 건설·운영 프로젝트가 있다. 사업은 세계적 수처리업체인 프랑스의 ‘수에즈’사와 공동으로 맡았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는 지난 2월 바레인 건설부가 발주한 5억5000만달러 규모 하수처리사업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네거티브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적극적으로 정수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정수기 사업은 기술적인 진입장벽은 높지 않지만, 기존 업체들이 유지보수 등 고객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 정부차원의 산업지원 필요= 한국은 유엔이 지정한 물부족 국가이다. 따라서 기업들에게만 물 산업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정부주도 아래 물산업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민관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진출을 육성했다”고 말했다.
주요기업들이 물 관련 산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해당산업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다. 그는 “물 산업 가운데 비중이 큰 수처리산업에서 민관협력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한국의 물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