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식경제부의 차관급 인사는 무원칙의 극치(極致)를 보여주는 것이다. 5일 김정관 2차관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조석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신임 2차관에 내정됐다.
김 차관은 지난 5월 중순 최중경 전 장관이 단행한 쇄신성 인사에서 에너지자원실장에서 차관으로 발탁 승진한된 뒤 6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번 김 차관의 퇴임은 지난 9·15 정전사고로 인해 최중경 전 장관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홍석우 장관에 이어 조석 차관 내정자까지 지경부 산하기관에서 반년도 못 채우고 갑작스럽게 발탁되면서 관가 안팎에서는 지경부 인사를 놓고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홍 장관의 경우, 중소기업청장을 끝으로 한동안 공직에서 거리를 두다 지난 6월 말 코트라 사장에 부임한 뒤 4개월 만에 다시 지경부 장관으로 옮겼다.
조 차관 내정자 역시 지난 5월 성장동력실장을 끝으로 지경부를 떠난 뒤, 8월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4개월도 안 돼 지경부 2차관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부에서 용퇴 압력으로 떠났다가 7개월만에 다시 지경부로 돌아온 것이다.
정부 산하조직 수장을 몇개월도 지나지 않아 교체할 정도로 MB정부엔 인물이 없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갑작스런 수장 교체로 산하기관들은 주요 사업 추진이나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내년 총선을 겨냥해 정부는 무원칙의 인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공언한대로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려면 무엇보다 예측가능한 인사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