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최사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올초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 2월 유아용 분유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을 빚은 이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3/4분기 100억40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196억2000만원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이 김정완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으며 김 회장의 신임이 깊었지만 연속적으로 터진 악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매일유업 내부에서는 갑작스런 악재로 인한 실적 악화를 회복해놓고 나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 대표가 이번 주부터 출근을 하지 않아 오늘 이사회 직전 사표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며 “하지만책임론 보다는 회사를 살려놓고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자진사퇴한 최 사장은 이미 지난 4월에도 식중독균 검출과 중국 수출 분유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된 이후에도 사태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최사장의 자진사퇴 이후 업계의 관심은 새로 내정된 이창근 CJ프레쉬웨이 사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창근씨는 1952년 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전문 경영인이다. (주)대우에서 영업, 기획, 해외사업을 두루 거치면서 기획통으로 통했다.
이후 1997년 풀무원 대표이사 부사장, 2001~2006년 풀무원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푸드머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2006년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CJ푸드시스템 대표이사 부사장, CJ, 프레시웨이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하며 식품, 식자재유통 부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실적 악화 등 전반적인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선임된 이 사장은 분유에서의 식중독균 검출 등 회사 이미지 추락과 이에 따른 실적악화 등 전반적인 위기상황을 타개할 적임자라는 평가”라며 “대우에서의 기획통으로의 경험과 식품 전문 경영인으로서 커리어가 매일유업의 턴어라운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근 사장 내정자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업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