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내년 1분기 가시밭길에 들어설 전망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 배당 등 삼중 악재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중 한때 118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2일 1156.20원에 마감해 김 위원장의 사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안정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내년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한다. 지난 2년 간의 통계를 살펴봐도 경상수지 흑자는 1분기 크게 주는 경향을 보였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1분기에 9000만달러였다. 올해 1분기에도 26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30억달러로 전망해 올해의 272억달러에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춤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경상수지에는 큰 부담이다.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투자자의 배당금 송금도 환율에 단기적인 부담이다. 외국인들의 환전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외국인에게 지급될 배당금이 최대 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재정위기의 불확실성 해소가 내년 3~4월경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환율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환율은 1210원대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들은 내년 1분기 이후 외환시장 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 평균 전망치를 1060원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평균 1080원, 하반기 1040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1115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한 해 평균은 1100원으로 올해 1107원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