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찾은 한반도 정세

입력 2011-12-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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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도 북한 대화상대 인정…6자회담 가시권 ‘해방무드’

김정은이 북한의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정권 이양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지만 김정은 부위원장의 승계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미ㆍ일ㆍ중ㆍ러 등 주변국들은 김정은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며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의 태도 변화가 주목할만 하다. 정부는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 도발로 천안함이 침몰되고 연평도가 공격당했고 북한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남북관계 원칙이 훼손되면 안된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유연한 자세로 태도가 변화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과의 회담에서“우리나라나 미ㆍ일ㆍ중ㆍ러 모두 북한이 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는 생각이고 (나 역시)같은 생각이다”고 언급한 것은 김정은 체제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자회담 수석대표)은 6자회담 관련 중국과의 논의를 위해 출국길에 오르면서 “한반도 정세가 안정화 되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임 본부장의 방중은 정부 차원의 조의 표시로 대북정책 기조의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 움직임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의 책임자인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김정은 시대가 열리며 새판을 짜야 한다는 전략이 녹아 있다.

또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주변 5강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해 김정은 체제를 사실상 인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변국과의 적극적인 공조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다음주 중으로 중국과 고위급 전략대화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날짜가 잡히지는 않았지만 고위급 전략대화가 열린다면 김 위원장 사후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가장 발빠르게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끌어 않기에 나선 국가는 우방국인 중국이다.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조문함으로써 김정은 체제 인정 차원을 넘어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미국 역시 김 위원장 사망직후 ‘북한의 새 리더십’으로 일관하던 표현 대신 김정은을 직접 거론하며 체제를 인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은 김정은을 공식 후계자로 지명했고 변화가 있다는 증거는 현재 없다”고 말한 것은 김정은 체제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김 부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19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조전을 보냈고 일본 역시 김정은 체제를 승인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해 관계가 얽힌 주변국이 북한에게 대화의 손길을 내밀자 북한 역시 식량지원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는 북한측 요청으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북미간 실무접촉이 성사된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북미가 연초에 대화(3차)를 개최한다면 대북 식량지원을 조건으로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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