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의 실적이 눈부시다. 이들 건설사는 대부분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발군의 수주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최고 88%나 오른 건설사도 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설사는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기 위한 조치 때문이다.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면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시공능력 상위 기업은 주로 해외에서 일감을 찾아 탁월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이들 건설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수주에만 주력한 게 아니라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도 신경 썼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들이 최근 잠정공시를 통해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회사가 건실해 졌다.
◇ 건설경기 나빠도 영업이익 증가 = 현대건설은 2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11조9202억원으로 전년(11조3779억원)에 비해 4.8%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3% 늘어난 7540억원을 달성했다.
GS건설은 3년 연속 영업이익 5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 13조2530억원, 매출 8조5250억원, 영업이익 54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5754억원)에 비해 5.3%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은 4175억원으로 전년(3866억원)에 비해 8.0% 늘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7조1875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에 비해 13.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824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8.4%나 급증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3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7조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수주 12조2735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에 비해 18.2%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7조3138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6.0% 줄어든 39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 국내 주택보다 해외 사업 활발 = 현대건설은 지난해 절반 이상의 매출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플랜트·토목 분야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6조279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51.8%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중동시장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고 공종 다변화도 전개했다.
포스코건설의 해외 수주금액은 지난 2010년 4조8976억원에서 지난해는 8조926억원으로 65% 늘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2조503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외매출 비중이 35.5%로 확대됐다. 전년보다 27.3% 늘어난 규모다.
물론 국내사업도 강화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8892가구를 분양하면서 국내 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대우건설은 주택부문에서 세종시 푸르지오 2591가구,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1366가구 등을 성공적으로 분양, 3조6325억원을 수주하면서 이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실적을 달성했다.
◇ 경기부진 때 리스크관리 강화 =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실적 개선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138.3%에서 150.9%로 높아졌고 부채비율은 179.2%에서 172.1%로 개선됐다.
GS건설은 올해 주택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지난해 4분기에만 600억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 대손충당금은 주택경기가 활성화하면 환입이 가능하다”며 “이익으로 다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 규모를 축소했다. 지난 2010년말 2조원에서 9000원 이상 줄어든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해소했다. 순차입금도 2010년말 4729억원에서 2011년말 3240억원을 축소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부채비율을 159% 이하로 낮추고 PF채무보증잔액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