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KT의 일방적인 스마트TV 인터넷망 접속 차단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또 KT가 주장하는 스마트TV 네트워크 트래픽 과부하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의 장을 통한 협의를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초사옥 딜라이트1층에서 열린 스마트TV 접속차단 관련 설명회에서 “이번 KT의 조치는 삼성 스마트TV 고객 뿐 아니라 KT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접속 차단 철회와 협의체를 통한 토론을 요구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상품전략팀 이경식 상무는 KT가 주장하는 네트워크 트래픽 과부하문제에 대해 “스마트TV에서 사용되는 HD급 용량은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1.5~8 Mbps수준”이라며 “KT가 주장한 스마트TV의 데이터용량은 잘못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KT는 스마트TV가 IPTV에 비해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시 수 백배의 트래픽을 발생시켜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가 인터넷 망을 이용해 수익을 취하는 서비스 사업자가 아님을 강조하며 하나TV와 같이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스마트TV 제조사가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해야 된다는 KT의 주장은 ‘비논리적’이라고 일축했다. 이 상무는 “글로벌 전자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일이자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추후 해외 사업자들이 동일한 요구를 할 경우 자칫 국가 수출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KT의 인터넷망 차단조치가 삼성 스마트TV에만 적용된것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명백한 기기 차별 행위”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KT가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터넷 콘텐츠서비스 제공 기업의 인터넷 망을 언제든 임의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KT가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망 중립성 협상 회피’의혹도 부인했다. 특히 KT의 요청에 의해 지난해 4월과 8월 두차례 별도로 협의한 적이 있음을 공개했다. 이 상무는 “당시 KT는 망분담금을 전제로만 협의할 수 있음을 고수했다”며 “삼성전자는 망 중립 정책이 정해진 뒤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향후 스마트TV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스마트TV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시점에 KT의 조치는 생태계 구축 저해 뿐 아니라 젊은 컨텐츠 개발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KT의 태도변화를 요구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KT가 지난 10일 삼성전자 스마트TV 서버로 접속되는 인터넷망을 전면 차단하자 바로 ‘인터넷서버 제한행위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인터넷망 접속 차단으로 약 30만 가구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