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자 눈높이가 보금자리주택에 맞춰져 있다. 이러다 보니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인상하기도 어렵다. 청약자들이 철저하게 가격을 분석하고 아파트 위치도 꼼꼼히 따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미분양의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
2월 들어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기지재를 켜고 있다. 세종시를 비롯해 서울 재개발·재건축, 인천 송도 등에서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에 편중되던 공급 물량이 지역별로 골고루 선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에서 시작하는 분양 훈풍이 식지 않고 전셋값 상승이 예고되면서 지방 주요도시에서 내집 마련을 고려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아직 뚜렷한 호재로 작용할 만한 요인을 찾지 못해 조용한 장세가 전망된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올해 세종시 분양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치고 가장 많은 물량을 선보인다. 지난해 가을 청약열풍을 일으켰던 세종시에 올해 1만10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물량은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의 중소형 위주로 구성됐다. 여기에 대단지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세종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정부 부처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택지지구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입지여건이 좋기 때문에 청약열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해 서울 분양시장은 재개발과 뉴타운 등의 노후화된 지역의 신규 공급 물량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올해 서울 내 분야예정인 단지는 63곳에 달한다.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규모다.
유형별로 뉴타운이 전체공급예정물량 중 32%를 차지하고 재개발, 일반분양, 재건축의 순으로 공급된다. 강남3구는 전체 물량의 8.5% 정도이며 오피스텔과 보금자리를 제외하면 모두 재건축 단지다.
인천 송도지구에서도 올 2월부터 분양을 시작한다. 송도지구는 2003년 첫 분양을 실시할 때만해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2~3년간 경기침체로 인해 분양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들어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날지 시선을 끌고 있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를 내세워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며 “공급량이 많은 일부 지역은 주의해서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