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하는 1월 경상수지를 적자로 전망했다. 1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지난 2010년 2월 5억4920만달러 적자 이후 23개월 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10억달러 안팎의 적자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0억3000억달러 적자였다. 24개월 만에 적자다. 여기에 1월 해외 여행객이 늘며 서비스수지도 안심할 수 없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월 국제선 여객은 설 연휴와 중국 춘절(春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작년 1월에 비해 8.3%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국제유가는 내려야 하지만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 등 지정학적 리스크 탓이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10달러 상승하면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8%씩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보다 40달러 오르면 경상수지는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월 무역수지도 지난 20일까지 1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도 높아졌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유로존이 1년 내내 우리 무역수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 감소 뿐 아니라 유로존의 경기침체로 중국의 유럽수출이 줄면 우리나라의 부품수출 감소로 이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뿐 아니라 엔화 약세도 골칫거리다. 일본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10조엔(141조원) 가량의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1달러에 75엔대까지 떨어진 엔화는 80엔대에 근접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수출 경쟁력이 나빠질 수 있다.
한국은행도 1분기 경상수지를 낙관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1분기 중 수출 저조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상수지 축소로 실물이 흔들리면서 경기 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진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22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그리스와 같은 금융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있지만 실물경제가 흐트러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다는 것은 수출이 부진으로 인한 경제 타격과 환율 등 금융 시장 불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국내 외환보유액이 충분해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면 손실요인이 발생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