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개별종목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 세력들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점도 대선 테마주들이 코스닥시장을 휩쓸고 있는 원인이다.
경영진들의 모럴해저드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곳은‘문재인 테마주’로 주식시장에 부각된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이다. 우리들의료제단의 이상호 이사장은 최근 우리들생명과학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500만주를 1주당 500원에 주식으로 전환했고, 이 중 165만주를 지난 22일부터 이틀 동안 장내 매각해 48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우리들제약의 경우 이승열 대표와 이서군씨를 비롯해 이상호 이사장의 처제와 처남이 지난 16일 보유지분을 각각 전량매각했다. 이승열 대표 주식 29만여주를 비롯해 총 매각주식수는 62만6993주로 매각규모는 약 15억원이다.
특히 우리들제약의 경우 지나친 급등으로 투자위험종목으로도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지속되며 급기야 21일 하루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임원진들은 이러한 급등세속에 시세차익을 챙기기 급급했던 것이다.
해가 지날수록 대선 테마주들이 더욱 활기를 치고 있는 이유는 IT가 발달되면서 이른바 작전세력들이 좀더 쉽게 루머 등을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메신저 중심으로 소문이 유포됐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가 주요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문재인 이사장과 얼굴이 가려진 한 남성이 함께 찍은 사진이 증권가 메신저에 떠돌면서 상장사 D사의 주가가 갑자기 급등했다. 이유는 사진 속 남성이 D사 대표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사진을 올린 사람은 개인투자자 A씨였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A씨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문재인 이사장과 관련된 인터넷 까페에서 찾아낸 사진 속의 남성을 D사의 대표이사인 것처럼 조작해 유포했다. 결국 A씨는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또한 수년 전 나온 기사를 날짜만 바꿔 유포하는 방식도 흔하게 사용되고 있고 기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이름을 사칭해 허위 보도자료를 만든 뒤 증권가 메신저 등을 통해 전파시켜 소문을 퍼뜨리는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작전 세력들은 본인이 원하는 지수 방향에 맞는 호·악재성 루머를 유포,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 할 경우 미리 사둔 금융투자상품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B증권사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기관투자자나 작전세력보다 앞서서 매매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테마주 투자에서 요행으로 한번 돈을 벌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테마주에 관여하다보면 일반 투자자들은 결국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