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논란을 겪어온 저축은행 피해자 보상 특별법이 법사위에서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금융당국이 직접 지정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은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 조치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전체회의에 계류키로 결정했다.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가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법안 통과가 좌절됐다.
이날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직접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법사위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간의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과 법안에 대한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안 통과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석동 위원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2008년 9월 10일 전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이나 특별법 통과 이후에 영업정지를 당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라며 “구조조정 있을 때마다 비슷한 특별법이 제기돼 금융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 따를 것”이라며 법안 통과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체 토론에 앞선 수석전문위원 검토 보고에서도 피해 발생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공공의 이익보다 소수자를 보호한다는 점, 사적 계약 관계에 인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한다는 점 등 제정 취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또 피해 보상 저축은행을 한정하면서 평등권 침해 등 위헌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했던 여전법 개정안은 원안 그대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직접 정하고 이를 카드사에게 강제로 적용토록 하는 내용에 대해 금융당국고 카드업계는 그동안 정부가 민간 서비스의 가격 정책을 직접 규제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영업의 자유 원칙을 훼손한다며 반발해왔다.
김석동 위원장도 법안 통과 직전 금융위가 우대 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해당 문구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며 원안 통과를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