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파산…하이닉스·삼성전자·SK텔레콤 ‘활짝’

입력 2012-02-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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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업체 엘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집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생산 및 영업활동이 어렵게 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파산보호 신청을 법원이 수용하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바이어(Buyer)들은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주거래처를 바꿀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DRAM 공급의 약 68%를 차지하는 한국 DRAM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집중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특히 4분기에 모바일 DRAM 시장 세계 2위 자리를 엘피다에 빼앗겼던 하이닉스의 수혜정도가 더 클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4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엘피다 이탈 고객들이 하이닉스 쪽으로 더 많이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2009년 초 키몬다가 파산 신청을 했을 당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0.5%, 15.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엘피다 매각은 순수 메모리업체인 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키몬다 파산 신청 한 달 이후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26%에 달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지분 21%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오른 SK텔레콤에게도 긍정적 평가를 해야 한다”며 “하이닉스 인수로 인해 2013~2014년 15%~26% 순이익 증가여력 발생 및 가중평균자본비용 하락의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고, 성장성(하이닉스)과 안정성(배당)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질적 수혜 정도는 상황이 더 진행돼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돌이 연구원은 “수혜 규모는 파산 보호 신청 수용 여부, 매각 대상 자산 선정, 매입 고객이 누구인가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매각 대상 자산을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인수하는 경우는 긍정적이나 마이크론과 같이 DRAM 사업을 병행하는 업체가 인수할 경우 수혜의 정도는 줄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의 자체 갱생, 마이크론에 매각, 파운드리 업체에게 히로시마 팹 매각의 경우 국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도시바에 매각하는 경우는 NAND만 생산하는 도시바와 DRAM만 생산하는 엘피다가 연합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어 국내업체들에게 단기적으로 중립적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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