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은행권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아시아 은행들이 1990년대 외환위기의 학습효과로 유럽에 비해 재정위기의 충격에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유럽 은행들은 오는 6월까지 최저 자기자본비율 9%를 달성해야 하는 이른바 ‘바젤3’는 물론 올해 은행의 추가 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바젤 2.5’ 시행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유럽에서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은행들은 지난 1월20일 자산 매각과 감원을 골자로 한 자기자본비율 상향 계획을 각국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과정에서 아시아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은행들은 세계 각국에서 사업 규모를 줄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는 유럽 은행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아시아 금융권의 구조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에 비해 대외 차입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각국은 그동안 수출주도형 경제 성장에 힘입어 대외 자금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고 덕분에 외환보유고도 풍부해졌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에는 유럽발 신용 위축 영향은 크지 않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다만 유럽 경기 둔화에 따른 해외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것은 아시아에도 우려되는 점으로 지목됐다.
남미와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에 비해 대외 차입 의존도가 높아졌다.
특히 중·동유럽 은행은 디레버리지에 대한 내성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남미를 비롯해 중·동유럽은 아시아에 비해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통한 외화 확보에 열등해 유럽 재정위기에 쉽게 노출됐다고 미즈호는 설명했다.
현재 유럽 상황을 감안했을 때 유럽 은행권의 신용시장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유럽 은행들은 유로 출범에 따른 역내 신용 확대를 배경으로 국경을 초월한 신용 확대를 실현했다.
최근 6개월간 그 기저효과로 차입축소를 의미하는 디레버리지는 당초 예상에 비해 제한됐다.
그러나 예대율이 떨어진만큼 앞으로 신용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