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사이클에서 40대는 소득면에서 가장 윤택한 시기인 동시에 지출 또한 많은 때이다. 주택구입 관련 빚은 기본이고 생활자금, 자녀교육비, 부모부양비 등의 수많은 지출부담 때문에 소득보다 오히려 빚이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는 돈을 벌고 갚는 데 인생 전반을 다 보내고 불행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그렇다면 꾸준히 증가하는 가계빚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완벽한 해결책이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경제활동을 하면서 효과적으로 빚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김씨의 빚부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출이자다. 이자비용 경감을 위해 대출원금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일단 외식비, 신용카드 할부금 등 소소한 지출에서부터 자녀 교육자금과 같은 큰 비용까지 현재 전체지출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충동적 지출 등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소득 수준에 맞는 지출계획을 세워 월 20만원 정도의 비용을 줄여 3년간 700만원의 대출을 상환하는 데 성공했다.
대출원금을 줄인 후에는 적합한 금융상품으로의 갈아타기를 시작했다.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출상품 및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으로의 전환이다.
5년 전 연 9% 이율로 대출받은 생활자금 2000만원을 연 7% 이자율이 적용되는 주거래은행의 우량직장인 금리우대혜택 대출상품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금리가 높은 생활자금 2000만원부터 대출금 상환을 시작함에 따라 대출이자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월 50만원씩 불입하던 정기적금은 해지하고 적립식펀드로 옮겨 3년만에 30% 정도의 수익률을 올려 이 수익으로 2300만원의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었다. 확정금리형 정기적금을 가입한 경우보다 500만원의 추가상환 효과를 거둔 것이다.
40대 초반 직장인이라면 가급적 빨리 적극적인 투자상품인 적립식펀드에 가입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세워야한다. 대출이자는 줄이면서 자산은 지속적으로 늘리는 선순환이 빚의 늪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계빚 1000조원 시대가 머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1년 4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잠정치는 91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9년 이후 경제 규모는 연 평균 7.3%씩 증가했지만 가계 부채는 매년 13%씩 늘고있다.
이는 비단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발표를 보면 2011년 개인워크아웃 비율은 전년대비 0.6% 감소했지만 월소득 300만원 이상 개인워크아웃 신청건수는 480건을 기록하며 전년동기(377건)보다 27.3% 증가했다.
김씨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수익으로 현실화되기 전에 모두 지출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가 가계부채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원칙을 세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거관련 부채 규모는 월 소득의 약 25%~30%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관련 부채 지출액은 월 소득의 약 4~5% 수준이 적당하다고 강조한다. 전체지출 비용은 월 소득의 35% 이내로 유지해야만 가계재정이 안정적이란 얘기다.
숨은 빚의 위험성도 지적한다.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된 숨은 대출금이 자칫 연체로 이어져 금융기관의 개인신용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용카드 할부금 및 현금 서비스와 같은 소소한 빚과 주택담보대출 등 큰 비용까지 종류별 원리금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 금리 환상을 벗자…적합한 상품으로 갈아타기
눈 앞의 금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이정훈 우리은행 PB는 “적금은 매월 불입액에 대해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1년 뒤 붙는 이자는 납입누계액의 8%가 아닌 약 4% 수준에 불과하며 이자소득세를 공제할 경우 실질 수령액은 더 낮아진다”고 말하면서 기대수익률을 고려한 투자상품으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변동금리를 선택하지 말고 기간에 따라 금리를 선택하는 현명함도 강조한다. 다만 중도상환 수수료 같은 부대비용과 대출이자 차이 등의 부가정보 확인은 필수라며 이 PB는 “대출이자는 전체 원금에 부과되기 때문에 철저한 지출관리를 통해 적은 돈이라도 매월 일부씩 상환해 나가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