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갑은 ‘스윙보트’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년간 투표 결과를 보면 집권 여당 출신을 밀어주는 성향이 뚜렷한 지역이다.
노태우·김영삼 정부 시절인 14대와 15대 총선에서는 민자당, 신한국당을 거친 백남치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김대중 정부인 16대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함승희 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17대 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정봉주 후보가 국회에 입성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현경병 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 이번 19대 4·11 총선에서 노원갑이 주목받는 것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 노원구청장 출신의 이노근(58) 후보를 출전시켰고 민주통합당은 김용민(37) ‘나는 꼼수다’ 정치평론가를 전략 공천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는 무려 34년 동안 공직생활에 몸을 담았다. 그는 전 노원구청장 출신으로 경험과 전문성, 지역공헌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야권연대의 선거 프레임인 ‘정권심판’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정권심판은 후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지역민을 위한 공약 대신 정권심판 프레임을 들고 나오는 것을 경계했다. 그의 명함에는 ‘일꾼이냐? 말꾼이냐? 선택은 국민의 몫’이라고 적혀있다.
민주통합당은 노원벨트의 승리를 위해 젊은 층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후보를 배치했다. 원래 나꼼수에 출연했던 정봉주 전 의원을 공천할 계획이었으나 구속됐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뒤늦게 노원갑에 나왔지만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미 젊은 층과의 소통은 검증됐으며 기성세대와의 소통도 무리 없다는 입장이다. 또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며 “왜 정치가 썩는지 알고 있다. 난 퇴행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너무도 다른 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같은 공약을 내걸고 있다. ‘경춘선 부지’와 ‘전 북부지법 부지’의 용도 변화이다. 이 후보는 경춘선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청춘선’이라는 테마지역으로 구상 중이다.
이노근 후보는 “원래 내 공약으로 구청장에 재직할 때 이미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당시 사업 진행상황을 보면 양해각서(MOU) 체결도 안 된 상태였다”며 “누가 먼저 했느냐보다 누가 실제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