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해 에릭 슈밋 회장과 만나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슈밋 회장의 포스코 방문에 따른 답방 형태로 이뤄진 이번 회동은 포스코의 미래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 3.0’의 방향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피아 3.0’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데이터베이스(DB) 등 경영 지원을 위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포털 시스템으로 사업장을 스마트워크 환경으로 구축하는 포스코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다. 철강 설비 및 물류, 안전 등 생산 전 분야에 IT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당초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물류, 환경·에너지, 안전 등의 분야에서 구글을 통해 비용절감을 이루는 것으로 협력의 초점을 맞추게 됐다.
구글은 우선 이미 개발돼 있는 소통, 협업 관련 솔루션을 포스코에 공급하고 포스코가 새롭게 필요로 하는 IT기술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과제가 해결되면 포스코의 사무와 조업방식은 일대 혁명에 가깝게 바뀔 전망이다.
정 회장은 구글의 IT기술과 혁신적인 기업 문화 노하우가 글로벌 종합소재기업을 꿈꾸는 포스코의 체질 개선에 근본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확신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슈밋 회장과 회동 자리에서 “무한경쟁의 컨버스 시대를 맞아 구글의 기술, 스피드·개방성·협업으로 대표되는 기업문화와 포스코의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양사가 상생하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며 “구글과 포스코가 협력해 제철소의 IT화를 완성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첫 출장의 목적으로 ‘IT’를 선택한 것 역시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스마트 철강사’ 움직임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양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철강리더와 IT대표주자, 전통적 제조기업과 혁신적 IT기업, 성장지역과 선진지역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글의 포털 시스템이 중소기업에 적용된 사례는 많지만 포스코처럼 글로벌 제조업체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 시도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빠르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입장에서도 SI(시스템통합)사업을 동아시아 및 포스코의 경쟁사인 유럽과 일본 제철사 등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